3M은 지옥에서 살아돌아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지금 3M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현재 기준 3M의 적정주가는 얼마일까?
우선 가장 많이 사용하는 DCF (decreased cash flow) 모델로 적정주가 가치를 평가해보자.
다음은 야후 파이낸스에서 참고한 지난 3년간의 제무제표에서 뽑은 주요 수치들이다.
위의 정보를 바탕으로 DCF 기법을 사용해봤다.
앞으로의 평균 성장률은 지난 3년간의 평균값인 2%를 사용했다. (다만 이는 2020년의 코로나 여파로 인해 2021년 성장률이 과대평가 됐기에 조금 왜곡된면이 없지 않지만, 조금 이따가 조정해주겠다.)
WACC(할인율)의 경우 8 ~ 12%의 값을 많이 활용하는데, 금리와 기업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9%를 많이 사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 주가를 계산하자. 이때 현재 Book Value에 -160억 달러에 해당하는 법정 보상금을 제하고, 현재가치인 50억 달러에 해당하는 book value를 더해줬다 (PBR로 추정). 보상금은 수년에 걸쳐 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만큼 전체 현금흐름 가치에서 제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현재 주가인 95달러에 비해 140달러라는 상당히 고평가된 가치가 나왔다. 그렇다면 시장이 틀린 것일까? 사실 그렇다고 보긴 힘들다. 정확한 가치평가를 하기 위해서 위에 등장한 여러가지 수치를 조금 바꿔보자.
DCF 기법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대해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 3M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이냐? 라는 질문에 가장 보수적인 대답은 아마 전혀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이다. (물론 퇴보할 수 있지만, 현재 3M은 수많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억까’하는 것은 삼가도록 하자.) 그래서 매출액 성장률 및 영구 성장률을 0%로 잡겠다.
그리고 최근 2023 8월 3M의 신용평가 등급은 A+에서 BBB+로 강등됐다. 이를 감안했을 때 3M의 WACC는 고금리 시대임을 반영하여 11.0%로 생각해보겠다.
그렇게 계산한 결과, 지금 시장의 주가와 같은 가치평가를 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는 즉슨 시장 참여자들은 3M이 더 이상 영원히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짓고 있다는거다.
그렇다면 실제로 3M은 영원히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리고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될 것인가? 이제 이 회사의 내부사정이 어떤 지를 한 번 살펴보자.
3M은 정말 앞으로 영구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가 되는 것일지에 대한 대답을 찾아보려면 지금까지 성장을 해온 3M이 지금은 왜 이렇게 멈춘 회사가 된 것인지를 짚어 봐야 한다. 때는 2018년 새로운 CEO인 마이크 로만이 취임하면서 시작된다. 그의 취임을 기점으로 3M의 최우선 과제는 ‘지속가능성’이 된다. 그의 핵심 전략은 원료절약과 글로벌 경제를 고려한 ‘경제적 지속가능성’, 탈탄소화와 기후를 생각하는 ‘환경적 지속가능성’ 그리고 긍정적인 세상과 사람을 만드는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마이크 로만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3M의 혁신 엔진을 멈추고 현재 제품을 더 지속 가능하게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영업이익률은 높였지만 적잖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전체 매출에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와 같이 신제품 개발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CEO의 취임이후 몰락의 길을 걸은 미국의 또 다른 회사가 있다. 바로 인텔(Intel, INTC)이다. 인텔또한 전 CEO의 R&D 축소로 인해 AMD, ARM 과 같은경쟁자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내어주고 크게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과 필수 소비재를 파는 3M과 같은 legacy 기업들의 시장경쟁은 완전히 다르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PER, EV/EVITDA가 다른 만큼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성장이 다르다. R&D가 기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도 다르기에 단순히 이제 3M도 인텔처럼 내리막길을 걸을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상황을 낙관할 순 없지만 말이다.
여기까지 부정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누구라고 여기까지 읽으면 3M에 대해서 그만 알아보고 싶어할 것을 보인다. 하지만 3M의 미래가 아예 어둡다고보기에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고, 가능성이 보이는 부분들을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
우선 2023 3분기 실적발표에서 마이크 로만 CEO는 “Our strengths in material science innovation align with global trends in high-growth markets and sustainability, enabling us to develop indispensable products in attractive areas such as automotive electrification, climate technology, and industrial automation.” 라고 말하며 전기 자동차, 기후 과학,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의 신제품 개발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보여줬다.존 바노베츠 CTO는 다른 한 인터뷰에서 전기자동차 부품, 에너지 절감용 제품 등의 개발이 완료되면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영구성장률 0%라는 것은 3M 기업의 성장성이 지나치게 평가절하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또한 3M은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에 진심이기에 금리가 낮아지고 세계 경제가 안정화되면 분명 빛을 볼 회사라고 생각된다. 현재는 많은 회사들이 어려워 지속가능성에 투자하기 보다는 생존과 더 물질적인 가치를 쫓고 있지만, 분명 세계 경제는 안정화될 것이고, 이 때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향을 추구하던 기업들이 잠깐 쉬어 가야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3M은 6%의 배당을 주는 이점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미래를 생각했을 때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3M의 혁신성 부재와 법정 다툼과 같은 악재를 울부짖는다. 하지만 경영진들은 3M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시간을 준다면 여러가지 방면으로 악재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수년간 가치투자를 하려는 목적이라면 배당도 놓치지 않으며 1%의 성장만이라도 이뤄내면 수익을 보장하는 3M에 대한 투자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지금의 3M의 행보가 경쟁자들을 제치고 나아가기 위한 한걸음의 준비 동작일지, 더 이상 성장 동력을 잃은 기업의 지치고 힘없는 발걸음일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간을 배당금을 받으며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